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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독서│영화│다큐 리뷰

넷플릭스 다큐<더 소셜 딜레마>│소셜미디어의 상품은 바로 당신이다.

by 리자까 2021. 3. 7.

 

넷플릭스 다큐 <더 소셜 딜레마>

 

 

 

넷플릭스에서 20년 9월 공개한 다큐멘터리<더 소셜 딜레마>는 우리의 일상에 깊숙히 파고든 SNS의 폐해를 다룬다. 구글, 트위터,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실제 IT산업에 종사했던 개발자/운영책임자들의 인터뷰와 약간의 드라마가 결합해 소셜미디어가 지닌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나간다. 

 

 

 

 

 

 

SNS, 진짜 문제가 뭘까? 

청소년들에게 끼치는 악영향? 중독성? 폭력성?  뉴미디어가 유발하는 문제점에 대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 지적하는 근본적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If you're not paying for the product, then you are the product."
상품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네가 상품이다. 

 

 

소셜미디어의 진짜 문제는 바로 고객들의 정보를 통해 장사를 하는 것이다. SNS의 공통적인 특징은 효율적이고 흥미로운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의심 없이 그들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친구들을 불러모으거나 '좋아요'버튼을 클릭하며 거침없이 나의 취향을 드러낸다. 이렇게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일어난 나의 클릭, 나의 좋아요, 나의 팔로잉이 바로 상품이 된다. 온라인 상에서의 모든 행위가 데이터가 되어 광고주들에게 비싼 가격으로 팔리는 것이다. 

 

 

인터넷 기업들은 이용자들의 정보를 상상 이상으로 많이 알고 있다. 그들의 목적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다. 이 데이터를 통해 '행동을 예측'하는데 있다. 그 예측성이 높아질수록 이용자들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노출하고 그 광고를 클릭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돈을 버는 법칙은 간단하다. 3가지의 단계만 따르면 된다. 첫째, 이용자의 사용 시간을 늘리는 것 둘째, 친구들을 끌어모으는 것 그리고 셋째, 효과적인 광고를 보여주는 것. 이 목적을 위해 실리콘밸리의 많은 엔지니어들은 사람들의 심리를 조종할 수 있는 극단적인 설계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라스베거스 슬롯머신과 완전히 똑같은 시스템이라고 한다)

 

 

 

 

 

 

 

 

 

 

 

소셜미디어를 끊지 못하는 이유

"there are only two industries that call their customers 'users': illegal drugs and software.
고객을 사용자라고 부르는 산업은 단 두 종류가 있다. 불법마약과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에드워드 터프티)

 

다큐 중간에 나온 문구들 중 가장 살벌하다고 느낀 문장이다. 소셜미디어의 심각한 중독성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의지만으론 통제하기 어렵다. 마치 마약처럼.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큐에선 이에 대한 답을 고도화된 '알고리즘'이라고 말한다. 컴퓨터 연산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고 게다가 정교해지기까지 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아주 쉽고 빠르게 눈 앞에 가져다 놓기 때문에. 

+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소셜미디어 늪에 빠지는 과정을 연출한 장면이 있는데 굉장히 신선하고 인상깊었다. 알고리즘을 3명의 조종자로 표현하고 소셜미디어로 이끌기 위해 이용자의 누적된 데이터를 이용하는데 이 장면은 좀 무서울 정도였다.

 

 

 

 

 

 

 

 

중독성보다 더 큰 문제

갈수록 진화하는 알고리즘은 중독성 그 자체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바로 편향된 정보를 빠르게 확산시키면서 '정치적 분극화'를 조장한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은 그들이 원하는 취향을 파악해 그에 맞는 영상들만을 찾아 제공한다. 선동자 혹은 독재자들에겐 SNS가 극단적인 이념을 강화시킬 수 있는 통제도구가 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멀지 않은 미래에 내전이나 독재, 민주화의 퇴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IT기업들의 놀라운 혁신과 기술들로 인해 이 세상이 유토피아가 될지 아니면 디스토피아로 마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의 IT기업들의 사업모델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큐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기업은 이용자들의 관심만 끄는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야 하고 정부는 데이터 수집과 처리에 대한 법적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법은 사용자를 보호하지 않고 사용자의 정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얻은 기업들의 특권만 보호하고 있는 상태이다)

덧붙여 개인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알림 설정을 끄고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앱을 삭제하는 것.

2) 추천 설정을 해제(알고리즘 제거)하는 것

3) 나와 반대되는 정보도 의도적으로 취하는 것. 

 

 

 

 

 

 

 

 

총 평점 : ★★★★★

SNS 안하면 불안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중독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삼프로TV 보면서 우연히 들은 다큐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재생시켰는데 이게 웬걸, 속도감 있는 전개와 독특하고 자극적인(?) 연출방식 덕분에 완전히 몰입했다. 스릴러 영화에 어울릴법한 BGM과 경각심을 일으키는 문구 때문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읽혔다. 후반부로 갈수록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걸 분명히 인식할 수 있었다. 

유튜브 보면서 내 취향의 맞춤 동영상 뜰 때 마다 '알고리즘 대단하네'라고만 여겼는데 이 다큐에서 지적한 부작용을 보고나니 다시 유튜브를 끊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트위터도 슬슬 줄이고)

 

 

 

+ 엔딩에서 인상 깊었던 것 두 가지. (스포있음)

① SNS를 직접 개발한 현직자들이 정작 그 위험성을 알고 자신들의 자녀에겐 SNS를 허용하지 않는 다는 사실... 왠지 모를 배신감이 느껴졌다. 유저들의 정보를 "채취"한다는 개념이 기억에 남는다.

 

② 알고리즘이 우리를 어떻게 조종하는지 3명의 기술자를 통해 보여주는데 마지막 카메라가 줌아웃되면서 수천개의 알고리즘 조종공간이 보이는 장면... 물론 가상이지만 직관적이라 소름이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