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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독서│영화│다큐 리뷰

책 리뷰 │1cm 다이빙│손에 잡히는 행복찾기 프로젝트

by 리자까 2020. 9. 28.

 

1cm 다이빙

 

 

 

서 평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

그런데 ‘나의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대단한 성공보다 작은 만족에 더 공감하는 시대, 소확행은 이제 보편적인 삶의 방식이 되었다. 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질문할 필요성조차 잊은 우리들에게 ‘나의’ 행복 찾기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내가 진짜 뭘 원하는지 고민을 하다 보면 ‘없는 돈과 닥친 현실’이 떠올라 그 순간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행복은 ‘침대에 누워 종일 스마트폰 들여다보기’다.

내 인생에 더 이상의 행복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래서 하루를 스마트폰으로 시작해서 스마트폰으로 끝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묻는다.

 

스마트폰보다 재미있는 거 있어요?”

 

‘1cm 다이빙’은 두 명의 어른이(어른+어린이)가 작고 초라해도 편하게 행복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여기서 두 어른이는 결혼 4개월 앞두고 퇴사한 서른 살 태수씨와 세상 다산 것 같은 스물여섯 문정씨다. 그들이 말하는 작은 행복이란 이런 거다.

황홀한 오션 뷰를 바라보며 뛰어드는 10m 다이빙이 아니라 ‘동네 목욕탕에서 하는 1cm 다이빙’ 같은 것.

애초에 행복이란 건 큰 맘 먹고 바다에 놀러가 뛰어내리는 다이빙 같은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엔 원대한 꿈, 대단한 행복 같은 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지금 내 자리에서 바로 찾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히려 소확행은 너무 커서 더 작은 최소확행을 꿈꾼다는 태수씨와 문정씨. 그들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그래서 더 소박하다.

30초 안에 기분이 좋아지려면 어떤 노래를 듣겠는가?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요즘 따라 배워보고 싶은 것은?

인생이 비디오 테이프라면 계속 돌려보고 싶은 순간은?

 

너무 가볍고 사소해 하찮아 보이기까지 한 이 질문들에 대해 자신들의 이야기부터 진솔하게 풀어나간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조금 쉬워진다. ‘별 거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의 행복도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아주 쉽고 편하게 행복해지는 법을 배운다.

본문에 이런 문구가 있다. 나는 자잘하게 불행들을 쌓고 그걸 다 지워낼 만큼 거대한 행복이 오길 고대했다. ‘내 인생에는 불행밖에 없어’라고 말하면서. 생각보다 인생은 급작스럽게 불행해지지 않는다.”

언제 올지 모르는 거창한 행복을 위해 작은 기쁨을 얼마나 많이 외면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대목이다.

아픔도 기쁨도 참고 견디는데 익숙한 어른들에게 이 책은 편안하게 행복 가까이 가는 법을 알려주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 주말도 평일도 스마트폰 보는게 제일 재밌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러나 여전히 계속 공허한 사람들)
  •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대로는 살기 싫은 사람들
  • 적은 돈으로 실패없는 힐링 방법이 궁금한 사람들

 

 

 

 

 

 

+덧.

인상깊은 부분 발췌 


 

일상에 타격 없을 만큼 작은 행복. 아무것도 없지만 멋은 있고 싶었던 우리는 프로젝트의 이름을 이렇게 정하기로 했다. '1cm Diving'

 

다른 사람을 실망시킨다는 것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언젠가 줘야 했을 실망감이었다.' 처음부터 알아서 하면서, 그걸 잘 해내기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이제 진심으로 대답할 수 있겠다. 인생이 비디오 테이프라면 나는 이 날을 계속 돌려 보려 한다. 술이 들어가 조금 편해진 가족들의 표정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시간이 가는 게 싫어서 자꾸만 시계를 확인하던 내 모습까지. 낯설지만 마음에 드는 하루였다. 

 

이게 내가 행복을 대하는 방식이다. 나는 자잘하게 불행들을 쌓고 그걸 다 지워낼 만큼 거대한 행복이 오길 고대했다. 내 인생에는 불행밖에 없어라고 말하면서. 

 

그냥 불행에 민감한 만큼 행복에도 민감해보고 싶다. 이번 주말 저녁, 만 원짜리 소고기를 먹으며 느낀 감정을 결국 기억해낸 것처럼 말이다. 작은 불행들을 작은 행복들로 물리치는 것. 남은 10일간의 목표가 있다면 그것으로 정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