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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독서│영화│다큐 리뷰

영화추천│영화리뷰 │빅 쇼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by 리자까 2020. 9. 13.

 

 

 

 

 

여운이 길다. 

(공부 차원에서 반강제적으로 선택했을 뿐인데)

이정도의 무게감을 전달하는 영화였다니...

 

 

 

 

웃을 수 없는 영화지만.... 진짜...엄지척이다..

 

 

 

후우. 

 

 

 

예상대로 금융전문용어들은 난무했다. 

마고로비나 셀레나고메즈와 같은 카메오들의 친절한 설명이 있었으나 그것보다 KBS다큐 '돈의 힘'을 보았던 게 영화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컸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KBS 다큐 포스팅을 보려면 클릭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빅 쇼트>의 '쇼트'는 증권시장의 "공매도"를 의미한다.

공매도는 증권시장 '하락장'이 예상될 때 투자해 수익을 얻는 투자방식이다. 

영화 <빅쇼트>란 글자 그대로 '거대한 공매도', '결정적 공매도'라 볼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은행에서 탄생한 '파생상품(a.k.a MBS 주택저당증권)'이 어떻게 금융시장붕괴의 원인이 되는지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있다. 

 

 

 

 

 

□  줄거리 요약 

 

2006년 모기지론의 성공을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을 때, 마이클 레비란 인물은 미국 부동산시장 붕괴를 예견한다.

인간관계에 서툴고 헤비메탈만 즐겨듣는 괴짜였지만, 그는 숫자와 확률을 읽어내는데에는 동물적 감각이 있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문제를 투자자에게 설명하는 마이클

 

은행은 부동산을 담보로한 대출상품 수천개를 하나로 묶어 그럴싸한 증권상품(a.k.a MBS *하기 설명 참고)을 만들어냈고, 신용평가사들은 이 상품에 AAA라는 높은 등급을 부여해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포장했다. 

이렇게 탄생한 파생상품들은 겉으로는 멀쩡했으나 실상은 쓰레기에 가까웠다.

 

이 투자상품들의 시작점인 부동산은 소득과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 받은 대출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심지어 개 이름으로도 대출이 가능했다고 영화에서는 표현한다) 

 

미국 주택시장이 무너진 젠가처럼 붕괴될 것이라 본 것.

 

마이클은 무분별한 대출로 이자 연체가 늘고 있다는 초기징후를 읽어냈고 MBS란 투자상품은 연쇄적으로 촘촘히 얽혀져 있어 그 파급력이  더욱 클 것이라 예견한 것이었다. 

 

골드만삭스에 신용부도스와프 거래를 제안하는 마이클

 

그는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갖고 미국 주요 투자회사들과 주택시장 폭락장에 베팅하는, "신용부도스와프(*하기 설명 참고)" 13억달러를 사들인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바보같다고 마이클을 비웃는다.

 

 

 

 

□ 용어 정리 │참고자료 '뉴스레터 어피티' 

 

  • MBS(Mortgage Backed Security) : 10~30년 장기로 묶여있어야 하는 주택담보대출을 현금화하기위해(_되팔기) 은행은 이 대출들을 모아 하나의 증권으로 만든다. 개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하고 은행은 그 대출 상품을 묶어 증권(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를 유치해 현금을 확보한 것.  이 MBS증권 덕분에 은행은 현금을 얻을 수 있었고, 개인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손쉽게 할 수 있었다.

 

 

  •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부도스와프) : 직역하면 신용부도에 대한 위험을 교환하자는 의미다.  좀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A가 B한테 100만원을 빌려주었다. B가 믿을 수 있는 친구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A는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노출되고 이 리스크를 '신용위험'이라고 부른다. A는 자신의 위험을 줄이고자 다른 친구 C에게 매월 수수료를 줄테니 B가 돈을 못 갚는다면 대신 갚아달라고 제안한다. 여기서 A가 C에게 주는 수수료가 바로 신용 프리미엄이다. 즉, 영화속에서 마이클은 주택시장에 대한 채권(A)이 무너질 것 같으니 프리미엄(수수료)을 제공하고 골드막삭스(C)에게 돈을 대신 갚아달라 요구한 셈.   

 

  • AA트랜치 반대매매 : 높은 신용 등급의 채권이 파산한다는 데에 투자를 한다는 의미. AA는 상품의 신용등급, 트랜치는 투자상환 순위에 따라 나눈 묶음이다. 즉, AA트랜치란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이라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염려가 적은 그룹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찰리와 제이미는 이 우량 채권이 파산한다는 데 베팅을 한 것이다. 왜냐? 그 우량해보이는 채권들은 실은 대부분 부실채권임이 명백했으니까.

 

 

 

 

 

 

 

 

 

 

 

 

마이클 외에도 금융시스템의 부도덕한 구조를 직시하고, 미국 주택시장 붕괴에 베팅하려는 인물들이 나온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자레드 베넷

 

마크바움에게 자신의 투자 상품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자레드

베넷도 주택시장의 거품을 예견해 펀드매니저 마크에게 자신의 투자상품을 판매한다. 

 

 

 

소규모 투자회사를 운영중인 찰리와 제이미

찰리와 제이미는 영업을 위해 방문한 투자회사 로비에서 우연히 마이클의 투자 자료를 발견하고, 더 큰 한방을 위해 이 파생상품투자에 뛰어든다. 이들은 은퇴한 벤과 함께 AA트랜치 반대매매(*상기 용어 설명 참고)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둔다.  

 

은퇴한 트레이더 벤 (브래드 피트)

 

 

 

 

 

 

 

염세주의적인 펀드매니저, 마크바움

 

인상 깊었던 점은  금융업계에 발 담고 있으면서 부패한 미국금융시스템에 환멸감을 느끼는 마크였다. 

거액의 부를 거머쥘 기회를 갖었음에도 기뻐하거나 탐욕에 취하지 않았던 그의 모습. 가장 양심적으로 보였지만, 그를 마냥 지지하기도 혹은 위선자라 질타하기도 어려웠다.

곪을대로 곪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부조리를 소리 높여 비난하고 있으나 결국 그도 그 덕분에 이익을 얻게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한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비판 의식 없이 모두가 탐욕만 앞세울 때, 위기를 준비해 엄청난 수익을 거둔 사람들의 이야기"

 

보통 거액의 부를 이룬 사람의 성공스토리는 감상 후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 마련인데, <빅쇼트>는 좀 다르다. 그럴 수 없는 영화였다. 

 

영화 말미에 나온 금융위기 이후의 삶과 대면해서일까.

 

상황이 진정되었을 땐 연기금, 부동산 가치, 퇴직금, 예금, 채권의 5조 달러 상당이 증발한 뒤였다. 
8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6백만 명이 집을 잃었다. 
미국에서만 말이다. 

 

 

 

 

 

낯선 경제 용어가 어려울 수 있지만, 

엔딩으로 갈수록 그 가치가 빛나는 영화라 꼭 끝까지 보기를 추천한다. 

(마이클이 자신의 회사 화이트 보드에 수익률을 고치는 장면이나, 스와프 매도를 지시하는 마크의 표정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별점 : ★

 

 

+덧. 

등장인물들이 의외로 초호화다. 

크리스찬 베일은 어떤 역할이든 매력적이고만♡